1만 9천 원 원피스를 반품했더니 1만 4천 원이 들어왔다 — 그 뒤로 상세페이지에서 보는 세 곳

작년까지 무료였던 반품비가 5천 원 붙었다. 1만 9천 원짜리 원피스를 반품했더니 통장에 1만 4천 원이 들어왔다. 두 번 그러고 나서 옷 사는 순서를 바꿨다. 지금은 상세페이지에서 실측 어깨너비, 혼용률, 반품비 금액을 먼저 본다.

5천 원이 줄자를 꺼내게 했다

원피스였다. 사이즈가 안 맞아서 그대로 돌려보냈다. 무료인 줄 알고 반품 버튼을 눌렀는데 5천 원이 빠져 있었다.

원인은 단순했다. 모델 착용 사진만 보고 사이즈를 골랐다. 내 어깨너비를 재본 적이 없으니 상세페이지에 실측표가 있어도 맞춰볼 기준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두 가지를 했다. 줄자로 어깨너비를 재서 적어뒀다. 그리고 애매한 옷은 장바구니에 넣고 며칠 뒤에 다시 열었다. 다시 열어보면 절반쯤은 그냥 지웠다. 사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그 순간 눈에 띈 거였다.

8만 원짜리는 원단이 아니라 허리에서 졌다

1만 원 주고 산 반바지를 3년째 입고 있다. 8만 원짜리는 두 번 입고 서랍 맨 아래에 있다.

원단은 비싼 쪽이 확실히 좋았다. 갈린 건 허리였다. 밴딩이 아니라서 앉으면 배를 계속 눌렀고, 그래서 나갈 때마다 손이 안 갔다. 좋은 옷이 아니라 안 불편한 옷을 입게 됐다.

지금은 여름 바지를 매장에서 한 번 쪼그려 앉아보고 산다. 온라인이면 상세페이지에 허리 밴딩이라고 적혀 있는지부터 찾는다.

린넨 100%와 얇은 흰 티가 같이 죽었다

여름 셔츠는 린넨 100%면 다 좋은 줄 알았다. 한 번 입고 앉았다 일어났더니 무릎 자리까지 구겨져 있었다. 린넨 55에 레이온 45로 된 셔츠는 같은 하루를 보내고도 구김이 훨씬 덜했다. 소재 이름이 아니라 비율에서 갈렸다.

흰 반팔은 작년 여름에 다섯 장을 샀다. 올여름까지 살아남은 건 한 장이다. 세 장은 목이 늘어났고, 한 장은 겨드랑이가 누레져서 버렸다. 남은 한 장은 제일 싸게 산 1만 얼마짜리인데, 다섯 장 중 두께가 제일 있는 쪽이었다. 얇을수록 시원할 거라고 생각하고 고른 것들이 먼저 죽었다.

검정 반팔은 반대 방향으로 실패했다. 서랍에 네 장이 있었다. 살 때마다 목 파임이 다르다고 우겼는데, 널어놓으면 나도 구분을 못 했다. 손이 가는 건 제일 오래된 한 장이고, 나머지 셋은 자리만 차지한다.

1년 지나고 남은 것

갈린 지점 지금
반바지 1만 원 허리 밴딩 3년째 입는 중
반바지 8만 원 밴딩 없음, 앉으면 배가 눌림 두 번 입고 서랍 맨 아래
원피스 1만 9천 원 어깨너비 안 재고 주문 반품, 1만 4천 원 환불
흰 반팔 1만 얼마 다섯 장 중 제일 두꺼움 작년 여름부터 올여름까지 입는 중

다음에 살 때 확인할 것

1. 실측 사이즈표에 어깨너비가 cm로 적혀 있는지. 총장과 가슴단면만 있고 어깨너비가 빠진 상세페이지가 있다. 그러면 재둔 숫자와 맞춰볼 수가 없고, 반품 확률은 사이즈표가 아니라 거기서 갈렸다.

2. 혼용률이 퍼센트로 적혀 있는지. 린넨 100인지 린넨 55/레이온 45인지가 하루 입고 난 구김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소재 이름만 크게 적고 퍼센트를 안 쓴 상품은 넘겼다.

3. 반품비 금액이 주문 화면에 숫자로 나오는지. 작년엔 무료였던 곳에서 5천 원이 빠져나갔다. 무료 반품이라고 적힌 문구가 아니라, 결제 직전 화면에 뜨는 금액을 봤다.

여름 옷 한 시즌과 반바지 3년치에서 나온 기준이다. 겨울에 사는 코트나 니트에도 같은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다섯 개를 다 지키고 산 옷이 아직 많지는 않고, 대신 반품 버튼을 누르는 횟수는 줄었다. 누레진 흰 티를 되살리는 법은 찾지 못해서 그냥 버렸다.

1만 9천 원 원피스를 반품했더니 1만 4천 원이 들어왔다 — 그 뒤로 상세페이지에서 보는 세 곳 · 입는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