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옷 네 번 잘못 사고 정한 확인 순서 — 혼용률·두께·허리 밴딩
작년에 산 흰 반팔 다섯 장 중 올여름까지 입은 건 한 장이었다. 린넨 100% 셔츠는 카페에 한 번 앉았다 일어난 뒤로 손이 안 갔고, 8만 원 준 반바지는 두 번 입고 서랍 맨 아래에 있다. 한 계절 지나고 남은 건 하나였다. 여름 옷은 만져본 느낌이 아니라 태그에 적힌 혼용률과 두께, 허리 처리에서 갈렸다.
린넨 100%는 한 번 앉으면 무릎 자리까지 구겨졌다
여름 셔츠는 린넨 100%면 다 좋은 줄 알았다. 시원하고 보기도 괜찮았으니까. 카페에 앉았다 일어났더니 셔츠 아랫단이 바지처럼 접혀 있었다. 무릎 자리까지 구김이 갔다. 그날은 그 상태로 돌아다녔다.
원인은 소재였다. 린넨은 섬유가 접힌 자리를 그대로 남긴다. 앉아 있던 시간이 그대로 옷에 찍히는 셈이다. 그 뒤로 태그부터 봤고, 린넨 55에 레이온 45로 섞인 혼방은 같은 자리에 앉아도 구김이 확 덜했다. 린넨 100%가 시원한 건 맞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긴 날에는 안 입는다.
흰 반팔 다섯 장 중 남은 건 제일 두꺼운 한 장
작년에 산 다섯 장 중 세 장은 목이 늘어났고, 한 장은 겨드랑이가 누레져서 버렸다. 살아남은 한 장은 다섯 중 제일 싸게 산 만 얼마짜리였다. 그리고 제일 두꺼운 축이었다.
얇을수록 시원할 줄 알았는데, 두께 있는 쪽이 비침도 덜하고 목 모양도 오래 갔다. 표본은 이 다섯 장 한 세트뿐이다. 원단 밀도 차이인지, 내가 고른 얇은 티들이 하필 별로였던 건지는 가르지 못했다. 확실한 건 올해 산 흰 티는 전부 두꺼운 쪽이라는 정도다. 누레진 흰 티는 결국 못 살렸다.
8만 원짜리가 서랍으로 간 이유는 원단이 아니라 허리였다
만 원짜리 반바지는 3년째 입고 있다. 8만 원 준 건 두 번 입고 서랍 맨 아래에 있다. 원단은 비싼 쪽이 확실히 좋았다. 만져보면 차이가 났다.
갈린 건 허리였다. 밴딩이 아니라서 앉으면 허리 밴드가 계속 배를 눌렀다. 서 있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어서 매장에서는 몰랐다. 그래서 나갈 때마다 손이 안 갔다. 그 뒤로 여름 바지는 매장에서 한 번 쪼그려 앉아보고 산다. 직원 눈치는 보이는데, 두 번 입고 넣어두는 것보다 낫다.
한 계절 쓰고 정리한 표
표를 만들게 된 계기가 하나 더 있었다. 서랍을 열어보니 똑같이 생긴 검정 반팔이 네 장 있었다. 살 때마다 목 파임이 다르다고 우겼는데, 널어놓으면 나도 구분을 못 했다. 손이 가는 건 제일 오래된 한 장이었다.
| 볼 것 | 지금 기준 | 그렇게 정한 근거 |
|---|---|---|
| 혼용률 | 오래 앉는 날 입을 셔츠는 린넨 100% 대신 린넨 55·레이온 45 혼방 | 린넨 100% 셔츠가 한 번 앉았다 일어나자 무릎 자리까지 구겨짐 |
| 두께 | 흰 티는 얇은 쪽 말고 두께 있는 쪽 | 다섯 장 중 살아남은 한 장이 제일 두꺼운 축, 나머지는 목 늘어남·누럼 |
| 허리 | 밴딩 여부를 먼저 보고, 매장에서는 쪼그려 앉아본 뒤 결정 | 8만 원짜리가 허리 눌림 때문에 두 번 입고 서랍행 |
| 색 | 사기 전에 서랍을 열어 같은 색이 몇 장인지 세기 | 검정 반팔 네 장 중 세 장이 자리만 차지 |
다음에 살 때 확인할 것
- 소재 표기가 혼용률 숫자로 적혀 있는지. "린넨 혼방"만 적힌 상세페이지는 린넨 90인지 55인지 알 수 없다.
- 허리가 전체 밴딩·뒷밴딩·논밴딩 중 어느 쪽인지, 허리 실측이 늘어난 치수까지 두 값으로 적혀 있는지.
- 흰 티는 비침 여부나 원단 무게(g) 표기가 있는지. 둘 다 없으면 두께는 받아보기 전까지 확인이 안 된다.
네 줄 다 돈 나가고 나서 알게 된 것들이다. 여름 한 철 기준이고, 니트나 겨울 옷에도 같은 순서가 맞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도 다음 여름에 또 안 그럴 자신은 없다. 매장에서 만져보면 다 괜찮아 보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