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손세탁 라벨을 무시하고 울코스에 돌렸더니 소매가 2cm 줄었다

라벨에 30도 손세탁이라고 적힌 상의를, 급하다는 이유로 울코스에 넣고 돌렸다. 한 번 만에 소매가 2cm 짧아졌다. 같은 칸에 넣은 다른 티는 멀쩡했으니 세탁기 잘못이 아니었다. 그날 이후로 옷을 살 때 가격표보다 안쪽 라벨을 먼저 뒤집는다.

같은 통에서 한 장만 줄었다

빨래가 밀려 있었고, 손세탁 지정인 걸 알면서도 울코스면 괜찮겠지 하고 다른 티들과 같이 넣었다. 꺼내서 널 때는 몰랐다. 입고 나서 소매가 손목 위로 올라와 있는 걸 보고 재봤더니 2cm가 사라져 있었다.

처음엔 세탁기를 의심했다. 그런데 같은 코스, 같은 통에서 돌아간 다른 티는 아무렇지 않았다. 그러면 남는 용의자는 옷 자체다. 줄어든 쪽만 라벨이 30도 손세탁 지정이었고, 그 지정은 제조사가 소재를 알고 붙인 경고였다. 물 온도가 문제였는지 드럼이 돌면서 생긴 마찰이 문제였는지까지는 가려내지 못했다. 다만 확실한 건, 기계에 넣지 말라고 적힌 옷만 줄었다는 사실이다.

라벨을 뒤집으면 두 가지가 보인다

안쪽 라벨에서 보는 건 두 줄이다. 세탁 기호 한 줄, 혼용률 한 줄.

세탁 기호는 그 옷이 내 세탁 습관을 버티는지를 미리 알려준다. 나는 손세탁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걸 인정하고 나니, 손세탁 지정 옷은 사는 순간부터 사고가 예약된 옷이었다.

혼용률은 입는 방식까지 알려준다. 린넨 100% 셔츠를 한 번 입고 앉았다 일어났더니 무릎 높이까지 구겨진 적이 있는데, 그 뒤로 여름 셔츠는 린넨 55에 레이온 45 정도 혼방으로 갔고 구김이 확 덜했다. 라벨 확인은 세탁 사고만 막는 게 아니었다.

사기 전에 보는 순서

  • 안쪽 라벨(온라인이면 상세페이지의 세탁 방법 항목)을 먼저 본다 — 가격표는 그다음
  • 세탁 기호에 세탁기 그림이 있는지 확인한다 — 손세탁·드라이 전용이면 내려놓는다
  • 혼용률이 섬유별 %로 적혀 있는지 본다 — 숫자 없이 "혼방"이라고만 쓴 상품은 거른다
  • 이미 갖고 있는 옷 중 세탁을 버틴 옷의 혼용률과 비교한다

순서를 이렇게 바꾸고 나서는 세탁으로 옷을 버린 적이 없다. 다만 이 기준은 손세탁 지정 옷을 전부 포기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탁망에 넣고 울코스로 돌리면 버티는 경우가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같은 실험에 내줄 만큼 안 아까운 옷이 없었다.

다음에 살 때 확인할 것

  1. 케어라벨에 물세탁 기호(세탁기 그림)가 있는지 — 상세페이지라면 세탁 방법 항목에 "세탁기 사용 가능"이 명시돼 있는지. 손세탁·드라이 전용 표기면 내 생활에선 관리가 안 된다.
  2. 혼용률이 섬유별 숫자로 전부 적혀 있는지 — "면 100", "린넨 55·레이온 45"처럼 %가 보여야 한다. 숫자가 없으면 세탁 후 어떻게 변할지 비교할 근거 자체가 없다.
  3. 상세페이지에 수축 관련 문구가 있는지 — "단독 세탁 권장", "세탁 시 약간의 수축이 있을 수 있음" 같은 줄이 있으면 제조사가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다.

결론. 라벨에 세탁기 기호가 없는 옷은 사지 않기로 했다. 손세탁을 실제로 하는 사람이라면 이 기준은 필요 없다. 나처럼 전부 세탁기에 넣는 사람에게만 유효한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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