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에 돌려 입은 옷 다섯 벌 — 밴딩·원단 두께·혼방 비율에서 갈렸다
6월부터 8월까지 옷장에서 실제로 꺼내 입은 옷을 세어봤다. 다섯 벌이었다. 걸려 있는 건 그보다 훨씬 많았다. 살아남은 다섯 벌은 비싼 것도 최근에 산 것도 아니었고, 갈린 지점은 허리 밴딩 유무·원단 두께·태그의 혼방 비율 세 가지였다.
8만 원 반바지는 두 번 입고 서랍 맨 아래로 갔다
만 원에 산 반바지를 3년째 입었다. 같은 해에 8만 원 주고 산 반바지는 두 번 입고 끝났다. 원단은 비싼 쪽이 확실히 좋았다. 만져보면 차이가 났고 그건 지금도 인정한다.
갈린 건 허리였다. 8만 원짜리는 밴딩이 없는 고정 허리라 앉으면 배를 계속 눌렀다. 서 있을 때는 몰랐다. 매장 거울 앞에서는 서 있으니까. 앉아 있는 시간이 긴 날일수록 손이 안 갔고, 그렇게 두 번 만에 서랍 맨 아래로 내려갔다.
그 뒤로 여름 바지는 매장에서 한 번 쪼그려 앉아보고 샀다. 직원분 눈치는 좀 보였다. 서랍 맨 아래에 8만 원 깔아두는 것보다는 나았다.
검정 반팔 네 장 중 세 장은 자리만 차지했다
살 때마다 목 파임이 다르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이건 라운드가 더 넓고 저건 브이에 가깝고, 그런 식으로.
서랍을 정리하다 네 장을 나란히 널어놓고 나서 알았다. 나도 구분을 못 했다. 손이 가는 건 제일 오래된 한 장이었고 나머지 셋은 자리만 차지했다. 오래된 한 장은 세탁을 여러 번 거치면서 목과 어깨가 이미 늘어난 상태였다. 새로 산 세 장은 그렇지 않았다. 그 차이 말고 다른 이유는 찾지 못했다.
흰 반팔은 얇을수록 먼저 망가졌다
작년에 산 흰 반팔은 다섯 장이었다. 올여름까지 남은 건 한 장이다. 세 장은 목이 늘어났고, 한 장은 겨드랑이가 누레져서 버렸다.
남은 한 장이 제일 싸게 산 만 얼마짜리였다. 그리고 다섯 장 중 제일 두꺼웠다. 얇을수록 시원할 줄 알고 계속 얇은 쪽만 골랐는데, 먼저 목이 늘어난 세 장이 그 얇은 쪽이었다. 비침도 두꺼운 쪽이 덜했다. 입었을 때 더 덥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올해는 두꺼운 쪽으로만 샀다.
린넨 100% 셔츠는 앉는 순간 끝났다
여름 셔츠는 린넨 100%면 다 좋은 줄 알았다. 한 번 입고 앉았다 일어났더니 앞자락이 무릎 자리까지 죄다 구겨져 있었다. 그 상태로 하루를 돌아다녔다.
그날 이후로는 태그의 혼방 비율부터 봤다. 린넨 55에 레이온 45 정도면 같은 식으로 앉았다 일어나도 구김이 확 덜했다. 통기성은 린넨 100% 쪽이 낫다. 구겨진 채로 밖에 있는 게 더 신경 쓰여서 혼방을 골랐다.
다음에 여름 옷 살 때 확인할 것
한 시즌 겪고 남은 기준은 이렇다.
| 품목 | 확인한 것 | 근거 |
|---|---|---|
| 여름 바지 | 허리가 밴딩인지, 앉아봤는지 | 8만 원짜리는 고정 허리라 앉으면 배를 눌렀고 두 번 입고 말았다 |
| 흰 반팔 | 얇은 쪽이 아닌지 | 다섯 장 중 먼저 목이 늘어난 세 장이 얇은 쪽이었다 |
| 여름 셔츠 | 린넨 100%인지 혼방인지 | 린넨 55·레이온 45는 앉았다 일어나도 구김이 덜했다 |
| 검정 반팔 | 집에 몇 장 있는지 | 네 장 중 손이 가는 건 한 장뿐이었다 |
상세페이지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이 세 가지다.
- 허리 표기. "밴딩", "허리 신축" 같은 문구가 있는지. 문구가 없으면 실측 허리둘레가 편평 상태 한 값만 적혀 있는지, 최대 신축까지 두 값으로 적혀 있는지.
- 소재란의 비율 숫자. "린넨 100%"인지 "린넨 55% 레이온 45%"처럼 두 값이 적혀 있는지. "린넨 혼방"으로만 써둔 건 비율을 안 밝힌 것이다.
- 흰 반팔의 원단 중량(g/m²) 표기가 있는지. 숫자가 없으면 비침을 볼 수 있는 착용 사진이 붙어 있는지.
다섯 벌 전부 가격이 아니라 아침에 손이 뻗어지느냐로 갈렸다. 매장에서 좋아 보이는 것과 아침에 집어드는 건 다른 문제였다. 검정 반팔은 앞으로 옷장을 먼저 세고 나서 결제한다.
확인한 범위는 여름 한 철이다. 두꺼운 흰 반팔이 두 번째 여름까지 목 형태를 유지하는지는 아직 못 봤고, 세탁 주기가 다른 아우터에도 같은 기준이 통하는지는 확인한 게 없다. 내년 여름에 다시 세어볼 생각이다.